제목이 특이해서 관심을 갖게된 그림이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입니다. 인간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한장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실제 그림을 감상해보면 오랜 시간 시선을 머무를 수밖에 없네요.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비슷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미시적으론 각자의 살아온 삶이 조금씩 차이가 있듯이 이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떠올리는 생각은 많이 다를거 같습니다.

고갱의 삶에 허구를 입힌 소설 '달과 6펜스'를 읽고 고갱이 추구했던 예술혼을 생각하면서 감상하니 또다른 묘미가 느껴집니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면서 찾으려고했던 최고의 작품에 대한 열정.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에서 실망을 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루기위해 도전하는 모습에서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동정심마저 느끼게 합니다. 스트릭랜드가 타히티섬에서 나병에 걸려 시력을 잃은 후에도 죽기 직전까지 집안 벽면에 그렸던 인생의 걸작이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비록 자신의 삶속에서는 고통을 느꼈을 지라도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고갱이 이전보다 한층 저에게 가깝게 다가옵니다.